자취 3년 차다. 그런데 부끄러운 고백 하나 하자면, 이 집 에어컨을 한 번도 청소해본 적이 없다. 작년 여름까지는 "원래 다 이런 거지" 하고 그냥 틀었는데, 올해는 좀 다르다. 켜자마자 시큼한 곰팡이 냄새가 훅 올라온다. 바람 세기는 멀쩡한데 냄새가 진짜 심각하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다가 더 충격받았다. 3년 동안 한 번도 청소 안 한 에어컨이 어떤 상태인지, 그리고 어떻게 청소해야 하는지 알아본 내용을 정리해본다. 나처럼 미루고 미루다가 "이제 좀 해야 하나?" 싶은 자취생이라면 도움이 될 것 같다.
3년 동안 청소 안 한 에어컨, 솔직히 어떤 상태일까
일단 내 상황부터 정리하자면 이렇다. 벽걸이 에어컨 한 대, 3년 동안 여름마다 매일 켰음, 청소는 0회, 필터는 어떻게 여는지도 모름. 냄새 외에는 멀쩡해 보였기 때문에 "괜찮겠지" 하고 넘어갔다.
근데 알아보니까 진짜 심각하더라. 에어컨 내부에는 차가운 냉각핀이 있는데, 여기에 습기가 계속 차면서 곰팡이가 자란다. 실외기에서 들어온 먼지랑 곰팡이 포자가 같이 쌓이면, 에어컨 켤 때마다 그 공기를 그대로 마시는 셈이다. 곰팡이 냄새가 난다는 건 이미 내부에 곰팡이가 꽤 자라 있다는 신호다.
검색해보니 자취 커뮤니티에 비슷한 사연 진짜 많았다. 3년 만에 처음 청소했더니 검은 물이 콸콸 나왔다는 후기, 청소 후에 비염이 사라졌다는 글, 청소 안 한 에어컨 때문에 알레르기 생긴 케이스까지. 좀 무섭다.
청소 안 하면 생기는 문제들
내가 직접 겪은 건 냄새뿐이지만, 알아보니까 방치하면 이런 일들이 생긴다고 한다.
1. 곰팡이 냄새와 호흡기 문제
내가 지금 겪고 있는 문제. 에어컨 켜면 시큼하고 쾨쾨한 냄새가 방에 퍼진다. 이게 단순히 불쾌한 걸 넘어서, 곰팡이 포자를 직접 흡입하는 거라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기침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한다.
2. 전기세 증가
필터에 먼지가 끼면 공기 흐름이 막혀서 같은 시원함을 얻으려고 에어컨이 더 열심히 돌아간다. 전기세가 평소보다 10~20% 더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아직 실감은 안 나지만, 청소하고 비교해볼 생각이다.
3. 냉방 효율 저하
내 에어컨은 다행히 바람 세기는 그대로인데, 더 방치하면 결국 냉방이 약해진다고. 심하면 고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4. 검은 가루 / 검은 물 떨어짐
이건 정말 무서운 단계. 에어컨에서 검은 가루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내부 곰팡이가 이미 한계 수준이라는 뜻이다.
셀프 청소 vs 업체 청소, 뭐가 나을까
나는 한 번도 안 해봐서 양쪽 다 알아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3년 이상 한 번도 청소 안 했으면 업체를 부르는 게 나을 것 같다는 게 내 잠정 결론이다.
셀프 청소는 필터를 분리해서 물로 헹구고, 외부 케이스를 닦고, 시판 에어컨 클리너를 뿌리는 정도까지 가능하다. 비용은 만 원대로 끝난다. 근데 내부 냉각핀이나 송풍팬은 분해를 해야 닿을 수 있는데, 이건 일반인이 하기 어렵다. 잘못하면 부품 망가뜨릴 수 있다.
업체 청소는 벽걸이 기준 보통 6~10만 원 정도다. 분해해서 부품 하나하나 세척해주기 때문에 내부 곰팡이까지 다 잡힌다. 비싸긴 한데, 3년 묵은 에어컨이면 첫 청소만큼은 업체에 맡기고, 다음부터 본인이 관리하는 게 합리적인 것 같다.
청소 방법 간단 정리
① 셀프로 가능한 부분 (2주에 한 번)
필터 분리 → 미지근한 물로 헹굼 → 그늘에서 완전히 말림 → 다시 끼우기. 필터 여는 법은 본인 에어컨 모델명 검색하면 유튜브에 다 나온다.
② 시즌 시작 전 (1년에 1~2회)
시판 에어컨 클리너로 냉각핀에 분사. 에어컨 끄고, 코드 뽑고, 클리너 뿌린 뒤 30분 기다리고 가동. 안전하게 하려면 콘센트 먼저 뽑기.
③ 업체 청소 (1~2년에 한 번, 또는 첫 청소)
완전 분해 세척. 곰팡이 냄새가 심하거나, 검은 가루가 떨어지거나, 몇 년 동안 청소 안 했다면 업체.
④ 사용 후 송풍 모드 10~30분
에어컨 끄기 전에 송풍 모드로 내부를 건조시키면 곰팡이 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건 청소 후에 무조건 습관 들이려고 한다.
정리하며
3년을 미뤘던 에어컨 청소, 이번에는 진짜 해야겠다. 일단 업체 견적부터 받아보고, 다음 시즌부터는 필터라도 직접 관리할 생각이다. 청소하고 나면 어떻게 달라졌는지 후기로 또 올려보겠다.
혹시 나처럼 미루고 있는 자취생이 있다면, 곰팡이 냄새가 나기 시작하면 이미 늦은 신호라는 것만 기억하자. 건강에도 안 좋고, 전기세도 더 나오고, 결국 청소비도 더 많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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